‘우아한 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 시잠점유율 약 99%... 도민 72% “피해 발생 우려”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 등 관련 경기도 공공기관장 및 실·국장 등과 함께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관련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주문 중개앱 업계 1위 사업자인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과 2.3위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 배달통)' 간 기업 결합에 대한 엄중한 심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배달주문중개' 플랫폼 시장의 독점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결합 건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돼 승인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재명 지사는 배달앱 독과점에 맞서 공공 배달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민 10명 중 7명도 배달앱 1~3위 업체의 합병에 대해 수수료 인상, 서비스 질 저하 등의 피해 발생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시 '딜리버리히어로' 지배력 남용 우려

독일 업체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 12월 '우아한 형제들' 인수를 발표한 뒤 독과점 현실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55.7%,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33.5%, 10.4%로, '배달주문중개' 플랫폼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가 나오기는 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기업 결합이 승인되면 인수사업자 '딜리버리히어로'의 국내 배달주문 중개앱 시장점유율은 약 99%에 달하게 돼 지배력을 남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 23일 공정위에 두 기업 간 기업 결합에 대한 엄중한 심사를 요청했다. 경기도는 또 '우아한 형제들'이 주문 유도 할인쿠폰 및 최대 50개 가맹브랜드와의 제휴 할인쿠폰 공세를 펴고 있는 것에 관한 법 위반 여부도 자세히 조사해달라고 주문했다.
 

▲  배달의민족

ⓒ 배달의민족

이번 요청은 경기도와 공정위가 지난해 10월 체결한 '공정한 경제 질서 구현을 위한 업무 협약'에 근거한 것이다. 경기도와 공정위는 당시 입찰 담합 및 중소상공인 보호, 불공정행위 구제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실태 파악을 위한 공동조사 등에 대한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27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 4월 7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에 엄정한 기업 결합 심사를 촉구했고, 4월 3일 소상공인연합회도 '우아한 형제들' 수수료 정책 개편에 대한 논평을 내면서 기업 결합 심사과정에서 공정위가 상세한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경기도, 필요 시 독점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도 검토

이재명 지사도 지난 6일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 거래 관련 대책회의'에서 "과거의 시각으로 경제의 자유, 경쟁의 자유 이러한 것들을 지나치게 존중하다 보면 소위 플랫폼 관련 기업들의 과도한 집중과 부의 독점, 그로 인한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착취나 수탈이 일상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는 사업자들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제한하는 입법 제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카드 수수료도 법으로 제한하는 것처럼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의 이용료 결정에 대해 법적 상한을 두거나 일정한 심사를 거쳐서 결정하게 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면서 "국회를 통해 입법이 가능하도록 요청하자"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세무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며 "일단 배달앱의 매출과 비용, 수익기반, 지방세 납부 여부 등을 조사한 후 실제 조사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경기도민 72% '배달앱 합병'에 따른 시장 독점 우려

한편 경기도민 10명 가운데 7명은 '배달앱 합병'으로 인해 수수료 인상,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는 지난 8일~9일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1,100명을 대상으로 '배달앱'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2.95%p)
 

▲  배달앱 3개업체 합병인식

ⓒ 경기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업체 합병에 대해 '시장을 독점할 경우 수수료 인상,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우수한 플랫폼 바탕 배달 앱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은 20%에 그쳤다.

배달앱-가맹점-소비자간 유통구조를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법률 마련에 대해서도 84%가 찬성했다. 또 배달에 종사하는 배달앱 플랫폼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5%로 높았다. 현재 배달 노동자들은 노동관계 법령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특수형태근로 종사자로 분류된다.
 

▲  배달앱-가맹음식점-소비자간 유통구조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법률마련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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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곽윤석 홍보기획관은 "최근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가 코로나19 국면에 따라 더욱 가속되고 있다"며 "공정한 유통구조에 대한 도민 요구가 높은 것은 시장 자율성에만 맡기기보다 공공영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용수 공정국장도 "최근 배달앱 합병 이슈로 시장독점에 따른 여러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기도는 서울시, 인천시와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 공동의제로 배달앱 관련 자영업자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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