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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연기에 업계 의견 팽팽
"주류업계, 혼란 지속" vs "자영업자, 한숨 돌려"
국세청 "다양한 업계 의견 반영해 추후 검토"

식당 주인이 술을 팔아주는 대가로 돈을 받으면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을 사흘 앞두고 연기됐다.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국세청은 7월 1일 시행하기로 했던 ‘주류 리베이트 개정안’ 시행을 연기한다고 28일 밝혔다. 개정안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주는 주류 제조·수입업자뿐 아니라 받는 도소매업자도 함께 처벌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일부 도소매업자들이 졸속추진이라고 반발하고, 술값 인상을 우려하자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이 주류시장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쌍벌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개정한 고시 시행일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별 반응이 갈리고 있다./ 조선DB
시행안 연기에 대한 반응은 팽팽히 갈렸다. 주류 제조사와 소형 도매업체는 아쉽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소매업체들은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주류산업협회 측은 "주류 리베이트는 지금도 불법인데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시행을 앞두고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연기돼 리베이트가 당연한 분위기가 되고 시장이 혼란스러워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성적 리베이트가 근절돼야 대형 도매업자, 프랜차이즈 업체에 가는 혜택이 소비자들에 돌아갈 수 있다"며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면 소비자 경품행사나 시음주(酒) 등이 늘어날 것"이고 말했다.

주류 리베이트 때문에 대형 도매업체에 밀리는 소형 도매업체들도 이번 시행 연기에 아쉬움을 보였다. 도매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술을 공짜로 받을수 있어 대규모 도매업체가 소규모 소매업체에 비해 유리했기 때문이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측은 "국세청에서 주도면밀하게 2년 6개월 간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향후에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본다"며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돼야 대형 도매업자와 소형 도매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는 쌍벌제가 시행되면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며 연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주류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창업할 때 도매상이나 제조사로부터 일명 ‘주류 대출’을 받아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프랜차이즈를 신규 창업할 때 비용이 많이 드는데, 주류 대출이 있어 창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이 많았다"며 "당장 리베이트 쌍벌제를 하면 주류나 음식, 배달비용이 올라가 소비자들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가 19일에 부산지방국세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제공
김춘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회장은 "영세 자영업자를 벼랑으로 내모는 안이었다"며 "연기를 환영하고 재검토를 통해 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주류 불법 리베이트 개정안 시행과 관련 다양한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개정안 행정예고 기간 중 제출된 다양한 의견뿐만 아니라 추후 관련 부처,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수집된 의견 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면서 "수정 내용과 시행일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안소영 기자 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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